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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은행-ICT 장벽 사라져…보험·카드도 '언택트 마케팅' 승부

[포스트 코로나19-산업생태계 지각변동]

<하>금융업도 '코로나發 빅뱅'

초저금리시대 수익 악화에 ICT기업까지 은행업 뛰어들어

중소형사 변화 뒤처질땐 소멸…금융업 공룡화 불가피할듯

비대면·맞춤형 소비 확산…보험·카드, 시장 재창조 나서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핀테크의 공습으로 도전에 직면한 금융업에 또 한 차례 ‘빅뱅’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의 금융업 진출 및 세력 확장이 활성화하면서 은행이 보험상품을 파는 ‘방카슈랑스’를 뛰어넘는 업권 간 장벽 붕괴 현상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변화에 뒤처지면 대형 금융회사라도 퇴출 혹은 인수합병(M&A)의 대상이 돼 일부 초대형 금융그룹이 시장을 과점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핀테크 공습에 코로나가 금융업 재편 방아쇠 당겨=5일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올 초부터 지난 3월31일까지 은행업과 보험의 주주수익률(shareholder returns)은 각각 약 30%, 28% 급락했다. 주주수익률은 주주가 일정 기간 얻을 수 있는 수익률로 그만큼 은행과 보험업의 시장 가치가 급락했다는 뜻이다.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항공·여행·호텔업에 가려 있지만 금융업에 대한 ‘코로나 임팩트’가 막대한 셈이다.

금융산업의 위기가 심화한 것은 코로나19로 저금리 기조가 아예 제로 금리 수준으로 떨어졌을 뿐 아니라 탈출구조차 없을 만큼 전 세계에 초저금리가 확산했기 때문이다. 저금리로 은행은 이자 수익이 더욱 감소하고 보험업은 보험금을 굴릴 곳이 마땅치 않아졌다. 아울러 보험·카드 등은 여전히 고객 유치를 대면접촉에 의존해왔는데 코로나19로 ‘언택트’ 세일즈가 확산, 경영이 흔들리며 구조조정이 잇따라 금융업 전체의 판을 바꿀 가능성도 있다.

금융업계는 핀테크가 장전한 변화의 총알을 코로나19가 방아쇠를 당겨 격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카카오뱅크와 토스 등 인터넷은행·핀테크 기업에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 등 빅테크도 금융업의 새 경쟁자로 등장했다. 휴대폰에 특정 은행 한 곳의 애플리케이션만 깔아도 모든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오픈 뱅킹’ 역시 도입된 상황이다.



실생활에서도 은행의 점포 수가 급감하며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국내 4대 은행의 국내 지점 및 출장소 수는 2015년 말 3,924개에서 지난해 말 3,525개로 4년 사이 399개 줄었다. 그러면서 건물 1층의 터줏대감이던 은행 지점이 임대료가 싼 건물 2~3층으로 이전하는 현상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보험 등 금융업계의 구조조정 태풍은 갈수록 거세질 것이 명약관화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혁신 못하면 퇴출… 대형사 위주 재편 가능성=당장 보험업은 상품 자체의 경쟁력에 따라 생사가 갈리는 진검 승부가 횡행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고객이 대면 접촉을 꺼리고 본인이 주도적으로 정보를 얻으려 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보험업의 주 고객층으로 올라서 맞춤형 상품을 빠르게 내놓는 업체만 초저금리 시대에도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캐롯손해보험은 월 기본료 외에 주행 거리만큼만 추가 보험료를 내는 자동차 보험을 출시해 대형사들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보험사들이 배달의 민족 등 ‘플랫폼’ 업체들과 협력해 맞춤형 보험상품을 출시하듯 이종 간 협업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이에 따른 구조조정과 업권 변화도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비대면·맞춤형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롯데카드의 온라인 신청 전용상품이 1년도 안 돼 단숨에 1위 자리를 차지한 것 같은 이변이 앞으로는 일상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형 회사는 혁신 트렌드에 한 발만 삐끗하면 퇴출될 수 있어 금융업의 공룡화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한국에 대한 ‘금융부문 평가 프로그램(FASP)’을 통해 “한국의 은행들은 빅테크 기업의 금융서비스 시장 진출로 수익성 저하와 탈금융중개화(disintermediation) 압력에 직면하기 시작했다”며 “은행 통합도 필요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규모가 작은 지방은행과 저축은행 등이 인수합병(M&A) 매물로 우선 꼽힌다.

김수호 맥킨지 한국사무소 파트너는 “국내 금융회사를 체력과 몸담고 있는 시장의 안정성에 따라 4개로 분류한 결과 체력과 시장 안정성이 모두 낮아 도전에 직면한 곳은 전체 금융사의 30%에 달한다”며 “금융회사들이 시장 재창조와 비약적 규모 확대, 차별화에 나서지 않으면 퇴출된다는 것이 현재의 냉혹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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